고천원은 단순한 자연 명소가 아니다. 지역주민들 사이에 전해지는 전설과 민담, 자연신앙의 흔적, 그리고 깊은 산자락에서 뿜어 나오는 맑은 기운은 단순한 ‘풍경 감상’을 넘어 정서적 치유의 공간으로써의 가치를 부여한다. 오늘날 국내외 관광객들은 ‘보고 찍는 관광’을 넘어 ‘느끼고 머무는 관광’을 원한다. 고천원은 그 요구에 부합하는 최적의 장소다.
하지만 현재 고천원은 그 가치를 온전히 드러내기엔 기반 시설과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다. 접근성을 위한 도로 정비, 스토리텔링이 담긴 해설 인프라, 그리고 관광객이 머물 수 있는 숙박·체험시설 등이 시급히 보완되어야 한다. 특히 일본 등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지역 정체성을 담은 콘텐츠 개발이 필수적이다. 일본은 ‘정적(靜的) 치유 관광’에 대한 수요가 크며, 신화적 배경과 자연 명상을 결합한 테마가 큰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지역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민간 자본의 유치와 공공의 행정지원이 균형을 이루고, 지역 공동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진정한 의미의 ‘지역 활성화’가 가능하다.
고천원은 지금 기회의 문턱에 서 있다. 거창군과 가조면이 합심해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개발에 임한다면, 고천원은 단순한 자연지가 아닌 고대문화와 치유, 고대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명품 관광지’고천원으로 거듭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된 첫걸음을 내디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