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친구야 고맙다. 간 사람이 불쌍치. 그럴 줄 알았으마 있을 때 잘할 걸
그렁께 모지랭이가 인간 아이가? 부모님도 가시고 나마 몬 한 거만 생각나고 후회되고…
넘 부끄러바 밖에도 몬 나간다. 나는 빙신이라. 아무것도 몬 해. 전부 아 아바이가 다 하고 용돈 주마 그거 받아쓰는 거 빼끼 안 했어
세월이 약 아이가?
물건 정리하다 봉께 가계부 적은 기 나오더라. 가계부도 그 사람이 깨알 겉이 안 적어 놨는가베. 그거 보고 있다가 또 울고…
약제이가 젤 싫어하는 노래가 세월이 약이라 카는 거 있제? 세월이 가고 덮이고 하다보만 상처도 아물것지?
님이 갔는지 왔는지도 모르고 세월은 잘도 흐르겠지…
야 김여사, 전화왔다. 좀 기다리라
여보시오 뉘 찾소?
예 어무이, 거기 동네 까자가게 맞아요?
그거 때리 치운지 오래 됐는데 와카노?
그라마 아들이 안 합니꺼?
안 하는데 때리 칬따캉께 와 자꾸 난리고?
아들이 할낀데?
머라카노 안 들린다. 좀 크기 말해라
가게 그만 뒀다꼬요?
안 들린다 카이 무신 말인지 도대체가 모르것다. 내가 귀가 어덥아 가 잘 안 들리…
머라 카더노?
가게 때리칬다 카는 데도 자꾸 아들이 하는가 묻고 그래서 보이스피싱인가 싶어가 계속 잘 안 들린다 카이 에이씨, 카민서 전화를 탁 끊어 뿌리네
갱자야 너 와그리 똑똑노? 사기전화 그런 것도 금방 눈치 채고 나는 빙시이다
야! 빙신이 오데있노? 맨날 토닥거리던 냄편 멀리 가뿌이 정신채리야지 오짤것고? 온젠가는 다 간다. 별 수 있나?
그런가?
우리 힘 합치가 인자 즐겁게 살다가자. 늦고 빠르고 그 차이지…
알았구마, 니마 믿고 살끼다. 그래서 친구 아이가?
그래, 우리 나이에는 인자 지나간 일 회상하고 그라민서 사는 거 아이가?
알았다 카이…
김여사, 저번에 텔레비 봤나? 이순재씨 대단하더라. 88세에 연극대본 다 외우고 젊은이 못지 않더라. 우짜든지 건강하고 정신 똑 바로 채리고 살자
알았어, 알았어 친구야 고맙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