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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중에서 가장 헛되게 보낸 날은 웃지 않은 날이다. - 상포르 -
책은 인생의 험준한 바다를 항해하는데 도움이 되게끔 남들이 마련해 준 나침판이요, 망원경이요, 육분의(고도를 재는 계기)요, 도표다. - 베네트 -
천재의 램프는 인생의 램프보다 빨리 탄다. - 독일의 시인 -

 

 

'나들가게 44'
[2024-05-09]

 

~긍정의 힘~
백인숙


기사냥반 요기가 어디여? 고창 아니여?
요게는 요 거창입니데이. 거창 니리는 거 아입니꺼?
아이고! 큰일이여 큰일, 고창 가는 버스인 줄 알고 탔는디, 내가 너무 깊은 잠을 잤네 그려 이 일을 워쪄 막막허네…
그라마 요짜꼬요? 아재, 고창 꺼정 다시 운전해서 갈 수도 없고 미치고 환장 하것네
허 참! 기사냥반 첨에 나보고 좀 물어보덜 않고 그랬지라?
거 참, 거창이라꼬 안 써 놨능기요? 그걸 와 타 가지고서는? 속 뒤틀리네
차비 물어주소. 다시 고창으로 갈라먼 대구로 나가든지 해야지 바로 가는 거 없잖여?
마, 고창양반 자게가 잘 못 타 놓고 되레 큰소리요? 둘 다 실수가 있응께 반반씩 합시다
머라허요 시방? 반반씩 하자구? 난 그래 못허요 다 물어내소
이 냥반이 아침을 잘못 묵었소? 떼를 쓰고 그러싸요? 또 운행 나가야 뎅께로 비끼소 마
정말 미치고 환장 허것네, 나를 이꺼정 끌고 왔으마 지자리로 갖다놔야지 애먼 소리여?
머라캤소 시방, 지자리 갖다 놓을라마 찌랄한다꼬 차 타요, 돈 디리가미? 지 자리 있지
찌랄이 머당께? 알아듣게 말 허소
아재, 그라마 이라마 오떻겠소?
말해 보소이
다음 운행이 대구라요. 내가 대구꺼정 태워다 드릴낑께 고기 가서 고창가는 버스를 타는 걸로 합의 봅시다
그람 고창가는 버스비 주소, 나는 돈이 없당께
아재, 나는 돈이 어데 있능기요? 요새는 돈을 안 받응께 현금이 없어요. 전부 예매를 해서 오니께 오데 돈이 있소 안 그렇소 아재?
기사냥반 내가 원제부텀 댁네 아재요?
그라마 아재 카지 이놈 칼끼요? 별거 가지고 찡짜붙네
머라고라 이놈? 아이고 뒤통수 깨지네. 마 됐고 찔기기 그러덜 말고 십시일반으로다가 쬐끔 보태주마 될낀데… 불쌍허지도 안 허요?
우리 사소한 거 가지고 핏대 올리지 맙시다 인생 빛바래요. 이런 거 아이라도 신경 곤두서는데 아재꺼정 와 그카요? 그라고 다음엔 꼭 확인하고 버스타소 마. 까막눈도 아일낀데?
머라꼬 까막눈? 너 시방 나보고 까막눈이라고라
아재 아이요 아이요. 이만 자리로 가보소 차비 이만하믄 되것소?
진작 그럴일이지. 어차피 줄 거 곱게 건네 주덜 않고 뜸 딜이고 그러싸요?

아이씨! 올 재수 옴 붙었네. 엊저녁 꿈자리가 뒤숭 하디만 꿈땜 했네 그려. 붙어 싸울라 카다가 꿈 땜시 접었고만, 내가 운전을 오래 하다보이 요새 빌 희한한 일이 다 있네 그려…
사장님, 올 와그러싸요? 기분 잽칬소?
어, 준이가? 여게는 온제 왔노? 그 사람도 거창 오고 접어 온 것도 아인데 마냥 화만 낼 수도 없고 올 액땜 잘 해뿌맀다. 큰 일 날거 민했다 생각해야지 머. 질 가다보마 중도 보고 소도 보고 돌빼이도 차고 그렁 거 아이가?
사장님, 세상살이 참 녹록치 않소. 뜻하지 않게 곤경에 빠지기도 하고, 보이스 피싱도, 사기도 당하기도 하고, 비판을 받기도 하고, 남을 비판 하기도 하고 안 그렇습디여?
그래, 준이 너도 인자 나하고 말동무도 되고 머리 쇠똥 벗거짔나 껄껄, 같이 늙어가네 그자
사장님 나도 어른이구만… 흥칫뿡
준아, 너 요 전번에 안 좋은 일 있었다 카디만 오째 해결 잘 됐나?
마음이 마이 괴롭심더. 그래도 전디 볼라꼬예
그래야지, 모든 기 지나간다꼬 말도 안 있더나? 사람인지라 힘이 들고 세상이 끝난 거 겉이 그래도 반드시 좋은 날이 올끼다. 긍정적인 힘이 있으마 다 지자리로 돌아온다. 긍정이 있으이께 부정도 안 있나? 그것도 허락 해 뿌리라. 또 노력하마 안 되는 기 있겄나 그자
예 사장님 고맙심더. 지도 더 노력해서 보란 듯이 살깁니더
암~~ 그래야지, 고통도 겪어 본 사람이 남의 심정도 알고 인생이 더 풍요롭다꼬 안 카더나
아이고 마 오늘 고마웠심더 사장님, 모든 사람이 거치는 필수코스가 고난이고 역경이라 카데예. 용기 백배 내서 살아 볼끼요 오짜던지 건강이 첫째라요. 사장님 그라고요 아까 이야기 한 그 고창아재라는 사람 이야기 들어 봉께로 우리집 반지하방에 일 년인가 세 들어 살았던 사람이던데…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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