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장춘몽~'
[2024-07-18]

 

백인숙


점아 오데 갔다 오는데 아침 버스에서 내리노?
아 예, 이장님 아침 자싰습니꺼? 실은 어젯밤 꿈이 너무 생생해 가지고 인터넷을 뒤지다 말고 읍내 복권명당에 가서 로또복권 사서 오는 길입니더
로또라, 그거 아무나 되는 거 아일낀데… 꿈이 얼매나 요란 했으마 로또 살 생각을 했노 말이다. 무신 꿈이고 이야기 해 봐라
꿈 이야기 아침에 하는 거 아이라 카던데 오짜지요? 그런데 로또 사로 갔디만도 억수로 줄이 길데요? 기대 반 장난 반으로 줄을 한참이나 서서 기다맀어요. 나 겉은 사람이 많은게비라요
너는 꿈이 아깝어서 갔을끼고, 심심풀이로 간 사람도 있을끼고, 한방에 쥐어 보겠다꼬 간 사람도 있을끼고 기대심리는 그래도 다 일확천금 아이가
지도 이런 건 잘 안 사는데 여행도 맘대로 몬 가고 뭐 짜릿한 게 없나 싶기도 하고 꿈을 꾼 김에 한 분 사 봤어예. 다른 때는 꿈을 꾸고 나면 흐릿하니 기억도 잘 안 나는데 이번 참에는 너무나 생생하고 은근 좋은 징조가 들어서…
젊은 사람이 그런 생각 할 틈에 생산적인 일이나 하지, 아무리 세상이 팍팍 하지만 ‘혹시나’가 ‘역시나’는 안 됐으믄 좋겄다. 쯔쯔…
아이구마, 이장님 너무 비약해서 걱정하지 마이소 마, 제가요 꿈에 원목으로 잘 만든 식탁이랑 의자를 메고 이사를 가는 꿈을 꾸었어요. 가구 꿈은 재물이 들어온다는 말을 들었던 거 같아서 재미삼아 사 본기라예
내가 어릴 적에 울 아부지는 엄마가 신라 명장 김유신 장군 꿈을 꾸었다 캉께 그걸 돈 주고 안 샀나, 그래 가지고 노름판에 가서 따 볼끼라꼬 갔다가 그날은 완전 다 잃어뿟다 아이가
올 아침에 꿈 이야기 하다가 주제가 엉뚱한 데로 흘러가는 거 아입니꺼?
니 꿈을 내가 저울질 하는 것도 주제넘은 짓이다만, 세계적 통계에 따르만 복권 당첨 된 사람치고 제 명대로 살거나 평범하게 사는 사람 한 사람도 없다 카더라. 점아, 안 되더라도 실망 말고 성실하게 살자 우리~
예 이장님, 지도 잘 알고 있습니더. 그라고 이장님, 아레께 내 친구가 와설랑 동네 귀촌 할랑가 이것저것 물어 쌌던데 오짜마 됩니꺼? 이장님이 좀 도와 주이소.
그렇나, 오데살고 있노? 귀농귀촌센터 가마 안내 해 줄끼다
서울에 살고 있는데 고향이 그립어 오고 싶어 하네예
고향 좋지 머니머니 해도 어릴 적 살던 고향은 늘 가슴 밑바닥에 아련히 남아 있지
한 분 오라꼬 하께예

점아, 복권 산 거 오째됐노?
크크 이장님 말씀 듣고 꿈해몽 뒤지보니 가구는 재물과 관련은 있는데, 옮기는 꿈은 재물이 나가는 꿈이데요
만다꼬 복권은 사 가지고 설랑 신경 쓰이고로 하노? 내가 그래도 명색이 동네 이장이지만, 이장 자율협의회 감사고 농협이사도 기다. 애럽은 일 있으마 이야기 하고 아침부터 버스 기다린다꼬 카지 말고, 읍내 갈 일 있걸랑 내 한테 말해라 내가 해결 해 주꾸마. 혼자서 복권은 사서 머할라꼬?
(찌랄하고 있네 그것도 감투가?) 예 이장님, 저도 심심풀이로 산기지 뭐 큰 수확을 바라는 건 아입니더. 그래도 한 건 하마 불우이웃도 돕고 할 거는 많지예. 안 되마 복권기금 보태 주는 기고 걱정하시지 마이소
다음엔 복권 살 돈 있으마 나하고 콧구멍에 바람이나 쐬러 가자. 운전은 내가 하꾸마
머라꼬요, 지가 이장님이랑 갔다가 손가락질 받으마 오짤라꼬요?
손가락질은 와 하노? 이장은 아무나 하나? 그라고 복권이 될 확률은 일생동안 벼락을 두 번 맞을 확률과 비슷하다케. 넘볼 걸 넘 봐야지, 희망고문 이라꼬 들어나 봤나? 아! 로또는 일장춘몽이라
유식한 우리 이장님, 맥 빠지는 소리 좀 작작~ 하이소
흐흐, 그런 말도 있더만, 아내가 ‘당신은 영원한 나의 로또여!’ 하니, 남편은 당첨된 로또인 줄 알고 ‘그렇기나?’ 하더래. 그러자 아내가 ‘하나도 맞는 게 없어 옘병…’ 그카더란다 큭큭
인생이 로또 아입니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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