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봄
작성일: 2005-03-14
고향의 봄
이형진 기자
마을 어귀 정자나무 가는 길
촘촘히 늘어선 개나리 꽃잎 마다에
온통 노오란 물감으로 덧칠하고
아지랭이 가물가물
뒷동산 능선을 타고
속삭이듯 다가오는 푸르럼의 물결 따라
늘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배달부 아저씨 봄바람은
꽃 향기 가득 싣고
봄소식을 전해준다.
마당 담장을 따라 길게 늘어 선
새끼줄로 만든 화단엔
이름모를 온갖 꽃들이 심어지고
겨우내 해 묵은 먼지를 쓸고 닦는 동안
사랑채 대문위
붓으로 정성스레 쓰여진
“입춘대길”의 글귀가 나붙어며
그렇게 고향의 봄은 무르익어간다.
누구나 그렇듯이
고향의 봄은 남다른데가 있다.
마을앞 실개천 굽이 돌아
봄볕에 반사된 은빛 물결이
유난히도 빛나는 오후
유희를 즐기는 물고기떼들
마을을 둘러 싼 들판엔
온통 새 생명 탄생을 알리는
싱싱함과 푸르럼으로 채워지고
언제나 그랬듯이
고향의 봄은 분주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