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관사에 경찰이 안산다. 함양·거창·합천등 재활용 등 뒷짐만…
작성일: 2005-03-28
“예산낭비” 지적높아 경남 172채중 상당수 장기간 흉물 방치
경남경찰청이 간부와 직원들의 주거공간으로 짓거나 임차한 상당수 관사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하고 있어 예산 낭비가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단독주택 형태의 경찰서장 관사들의 경우 건립된 지 오래돼 노후화와 주거불편 등 문제점이 많고 지구대 출범 이후 일선 지ㆍ파출소도 비어 있는 곳이 많아 재활용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2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본청 11채를 비롯, 창원중부경찰서 등 도내 22개 경찰서에 모두 172채의 관사를 보유하고 있으나 농어촌지역 옛 지서 및 파출소장 관사의 경우 상당수가 기능을 상실한 채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함양경찰서의 경우 옛 서상, 서하, 백전, 유림지서 등 4개의 관사가 입주자가 없으며 합천경찰서도 10개 지서 관사 가운데 묘산, 봉산지서를 제외한 8개 관사가 비어 있다.
이밖에 거창 6개, 거제 5개, 남해 2개 등 경찰서별로 2~6개의 옛 지ㆍ파출소장 관사가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경남경찰청은 2003년 5월 감사원으로부터 28개 경찰관사를 1년4개월~10여년간 사용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시정명령까지 받고도 지금까지 용도폐지나 다른 용도로의 활용방안 모색 등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국유재산법에 따르면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관사는 다른 용도로 활용방안을 마련하거나 용도폐지해 총괄청에 인계하도록 돼 있지만 경찰의 늑장행정으로 국유재산이 ‘낮잠’을 자고 있는 셈이다.
또한 1980년 건립된 사천경찰서장 관사(대지 98평, 건평 26평)를 비롯해 22개 경찰서장 관사의 절반 이상이 10~30년 전 지어진 단독주택으로 노후화에 따른 관리비용 증가와 주거생활 불편 등 주거용으로는 문제점이 많아 아파트로 대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90년 3월 건립된 진주시 중안동 진주경찰서장 관사의 경우 평당 300만원이 넘는 도심 중심부의 대지 303평 건평 43평의 1층 슬라브주택으로 ‘호화관사’ 논란을 빚기도 해 턱없이 부족한 경찰서 주차장 부지나 직원들의 공동사택 등으로 용도를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다 지난해 지구대 출범이후 상당수 지ㆍ파출소도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채 방치되고 있다.
하동군 금남파출소 등 17개소가 그대로 비어있고 거창군 웅양파출소 등 7개소는 임시 창고로 활용되고 있다. 경찰은 비어있는 파출소를 연내 철거할 계획이지만 예산이 없이 손을 놓고 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옛 지ㆍ파출소에 딸린 관사는 사실상 별도 매각이 불가능하다”며 “사용하지 않는 관사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뒤 예산을 확보해 직원 복지공간 등으로 활용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태수 기자 taesu87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