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가게10

작성일: 2022-06-09


백서희

휴~~ 비가 잘 오네. 올은 모두 한숨 돌리고 쉬야겠구마
모도 심가야 되고, 폴폴 날리는 문지도, 송화 가루도 씻기 내리가야지
도무지 미세먼지인지 송화 가루인지 분간이 안 간다.
과수띠기 비 오는데 머하능고? 먼데서 손이 왔다.

요새 바뿐데 알바생 하나 안 쓸끼가?
아이고 이장님 구멍가게에 무신 알바생을 써요? 혼자해도 돼요
그라지 말고 좀 써봐. 집안 조칸데 시골에 있다 갈끼라꼬 내리 왔어.
그라마 집에 놀민서 촌 구석구석 구경 하마 되지 뭔 알바꺼정?
혼자 놀자이 심심하고 하니께 용돈이라도 좀 벌었으마 해서 이리 델꼬 왔네.
여게로 오마 오짜라꼬?
내가 아무리 이장이라도 동네일이나 알까 아는데가 있어야지…
얼굴도 반반한기 날씬하니 이뿌네. 이름이 뭐꼬?
영심이라고 해요. 안녕하세요?
그람 많이는 못 주요. 잔심부름이나 하고 내가 장보러 가고 하마 좀 봐주라 하이소.
그래그래 고마우이. 그람 영심아 요게 아지매 말 잘 듣고 싹싹하기 하거라이
예, 큰아버지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따 영심이 취직 잘 시킸네. 한시름 놨다. 오짜꼬 싶었는데… 과수띠기 고맙네. 은혜는 두고 갚음세.
이장님 동네일 보시느라 수고 많으신데요 뭘.
그럼 수고 하시게.

어여 와 정식이 아베. 순동이 총각도 같이 왔네
누님, 요새 바뿔낀데 오째 지내는지 궁금하요
내사 마, 데이트도 하고 해야되는데 통 시간을 낼 수가 없네.
데이트 할 사람은 있고?
그야 시간만 내마 줄 서 있는 거 모르는가베
그렇구마, 누님 인기많네. 온제부텀 그리 됐을꼬? 배 아풀라 카네
사촌이 논 샀나? 배가 와 아푸노?
모르것다. 논을 샀는지 밭을 샀는지, 막걸리나 한 빙 주소. 안주 맛있는 거 하고
막걸리 여기 있어요. 안녕하세요?
아니, 이게 누구여. 온제부텀 종업원까지 뒀디야?
인사해여, 요게는 정식이 아부지, 요게는 순동이, 서울에 염증도 나고 공기 좋은 예까지 취직하로 온 아가씨여
어허, 누님 횡재했구마. 이뿌고 싹싹하고 섹시하구만
섹시가 뭐여, 말조심 안 하마 오째 되는줄 알제? 미툰가 뭔가 까딱 잘못하마 걸리 드는 판에…
아따 아지매 유식하네 미투도 알고
정식아베, 비록 내가 막걸리 팔고 있다꼬 그것도 모를 줄 알았나 참? 자기야 말로 유식하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