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철 농민허리 휜다.
작성일: 2005-05-16
수매제 폐지·고유가·일손부족 등 3중고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둔 농민들이 ‘3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추곡 수매제 폐지에 이은 수입쌀 시판허용으로 쌀농사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와 철강재 등 원자재가격의 ‘고공행진’으로 농자재 가격마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고령화로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데 인건비마저 오름세를 보여 농민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3일 합천군 등 경남지역 농자재판매소와 농민들에 따르면 농사용 비닐의 판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못자리용 비닐은 ㎏당 2천24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9.6%, 고추 모종용 비닐은 ㎏당 2천161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8.5%가 각각 인상됐다.
고추 터널용 활주(8자) 가격도 개당 350원으로 지난해 보다 20% 상승했으며 지난해 300~350원에 거래되던 고추지지대도 개당 50원이 오른 350~400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고추 1천주를 터널재배할 경우 멀칭비닐, 터널용 활주 등 농자재 구입비로 모두 16만원 정도 소요돼 지난해 이맘때보다 20% 정도 추가비용을 들여야 하는 실정이다.
또 농기계도 가격이 인상돼 트랙터(36마력 기준)는 1천415만원으로 65만원(4.8%), 경운기(10마력)는 203만6천원으로 8만9천(4.6%)이 각각 올랐다.
종자 가격은 지난해와 큰 변동은 없으나 고독성 농약제품 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여 국고 보조가 없어진 비료(요소)는 20㎏들이 한 포대에 8천150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6천650원에 비해 22.6%나 껑충 뛰었다.
게다가 인건비마저 오름세를 보여 최근 과수원 가지치기가 한창인 합천지역의 경우 지난해 일당 7~8만원선이던 남자 인건비가 10만원 안팎으로 올랐다.
마늘·양파 수확기와 본격 모내기철이 다가올 경우 인건비 추가 상승으로 농민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합천군 초계면 아막리 농민 김모(63·여)씨는 “못자리용 비닐이나 부직포, 이앙기 모판, 고추 활주 등 안오른 것이 없다”며 “올해부터 수매를 모두 해주지 않기로 했다는데 농사를 계속 지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걱정이 태산이다”며 한숨을 지었다.
한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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