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과 사대

작성일: 2025-04-09

객원논설주간 갈마 박종섭(계명대 특임교수)

불교,유교가 우리민족의 정신문화에 끼친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삼국시대 이래 이 두 종교는 국교의 위치에 점하면서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이 불교·유교화가 되고 말았다. 특히 유교를 신봉하는 유학자들은 유교의 모방으로부터 급기야는 사대에 까지 이르게 된다. 중국의 모든 것을 모방하다 보니 마침내 중국화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사대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분명히 우리의 고유문화와 정신이 있다.
이러한 우리 정신 문화를 양반계층과는 달리 우리 민중들이 힘들게 지켜왔다.
기독교가 이 나라에 유입된지 1백여년, 그동안 우리는 너무나 많이 서구문화를 모방해 왔다. 언어, 문자생활로부터 의식주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이 서구의 모방이 아닌 것이 없다.
실용이라는 점에서는 수긍을 하나 자기 민족의 고유한 정신이나 문화를 망각한 모방이란 있을 수 없다. 그 모방이 이제는 수위를 넘어서 사대의 문턱까지 와 있는 것은 아닌지. 사회 모든 분야의 지도자들로부터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서양적인 것을 좋아하고 한국적인 것을 경멸한다. 서양적인 것을 한국의 고유한 정신문화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일제도 없애지 못했던 우리정신 우리문화를 5.16이후 군사정권이 새마을사업이란 미명아래 억눌러 놓더니 이제는 민중들 스스로가 서양 것을 모방하고 우리 것을 배척하고 있으니 아! 정말 한국 정신, 한국문화의 뿌리는 후세에 어느 누가 지켜갈 것이며, 어디에서 그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