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만 가르치셨나요

작성일: 200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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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와 ‘어떻게’도알려주셔야죠

■ 성교육 3~6세부터 시작하세요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 “나는 왜 고추가 없어?”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러운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건 많은 부모들이 인식하고 있지만 막상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고 당황하는 부모가 많다.
최근 여성부가 아동 성폭력 전담기관 ‘해바라기아동센터’ 설립 1년을 맞아 상담내용을 분석한 결과 7세 이하 아동이 아동 성폭력 피해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 가해자 연령도 7세 이하가 8%나 되는 등 유아기의 성폭력이 위험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서너살만 돼도 성에 관심을 가지는 만큼, 이 무렵부터 생활속에서 자연스러운 성교육이 이뤄져야 올바른 성가치관을 갖게 된다”고 강조한다.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유아 성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왕강희 교육2팀장의 도움말로 아이들이 자주 묻는 질문과 성교육할 때의 주의점을 알아본다.

#대화의 원칙
성교육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를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르치는 사람이 몸에 대해 부끄럽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아이들도 그 느낌을 그대로 받는다. 내 몸의 소중함과 친구와 주변사람들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성에 대해서 밝고 긍정적으로 보도록 가르쳐야 한다.

▲개방형 질문을 한다=보통 부모들은 ‘~했니?’ 식의 체크형 질문을 많이 한다. 체크형 질문 대신 “왜 궁금해졌을까” “느낌이 어땠어” 등 아이생각을 들을 수 있는 개방형 질문을 해야 아이의 눈높이에서 궁금증을 잘 풀어줄 수 있다.
5~6세부터는 함께 서점에 가서 성교육책을 골라 읽어보는 등 평소 성에 대해 부모와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감정도 존중한다=평소 잘 아는 동네 어른들이나 친척에 의한 추행도 많이 발생한다. 다른 사람들이 몸을 만지면 “싫어” 소리치라고 가르치면서도 정작 아이들이 싫다고 하는데 엉덩이를 만지거나 뽀뽀하는 부모도 많다. 특히 명절때 친척들이 “얼마 줄게 고추 한번 보자” 등의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절대 피해야 한다. 아이들이 부모의 가르침과 현실 사이에서 혼돈스러워한다.

#부모와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들
▲난 어떻게 태어났어?=아이마다 차이가 있지만 3~4살이라면 “엄마 아빠가 사랑하면 아기를 만들 수 있어”, 5~6세에겐 “엄마몸, 아빠몸에는 아기씨가 있는데 아기씨가 만나면 아기가 된다” 정도로 설명한다.
▲아기씨가 어떻게 만나?=음란물 등을 접했을 수 있으므로 “왜 궁금해졌어?” “어떻게 만날까?” 등을 먼저 물어보는 것이 좋다. “아빠의 아기씨는 고환에 사는데 음경을 통해서 나와. 엄마의 아기씨는 배꼽 밑에 주먹만한 자궁에서 사는데 질이라는 길이 있어. 질이랑 음경이랑 뽀뽀하는 거야” 정도로 설명해 주면 된다.
▲나는 왜 고추가 없어?=“남자친구들의 음경과 고환은 시원한 걸 좋아해서 밖으로 나와 바람을 쐬는 거고, 여자친구들의 자궁과 질은 따뜻한 걸 좋아해서 안에 들어가 있는 거야”라고 설명해 준다. 성차별적으로 답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아이가 자위를 한다면=아이들의 자위는 자연스러운 행동. 부모가 놀라서 “너 더럽게 뭐하니?” 식으로 혼내는 경우가 많은데, “재미있니? 어떤 느낌이 들어?” 등을 물어보고 “음경과 음순은 소중한 곳이어서 잘 보호해줘야해. 손을 깨끗이 씻고 사람들 없는 곳에서 해야 하고, 또 심하면 아플 수 있으니까 조심해야 해” 등으로 설명한다. 또 귀중한 곳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팬티를 자주 갈아입고 잘 씻고, 누군가 만지려고 하면 ‘싫다’고 말하라고 알려준다.

▶ 성교육
도움받을 수 있는곳

성교육 인형극과 사이버상담, 전화상담을 해주고 직접 찾아가면 성교육 도서나 비디오테이프를 빌릴 수 있는 곳도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www.moe.g o.kr)의 자료실-정책자료-여성/성교육 코너로 가면 부모, 교사용 유아성교육 자료(11번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다.
▲아하 청소년 성문화센터
aha.ymca.or.kr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
센터 www.tacteen.net
▲한국여성민우회
www.womenlink.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