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일손구하기 하늘 별따기보다 어려워 교통비·식사·부담에 일당 상승까지 삼중고

작성일: 2005-06-07

모내기에다 사과·배 열매솎기, 양파 수확 등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요즘 농촌지역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해마다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는 과수 열매 솎기에다 모내기 등 농촌지역 영농이 동시에 이뤄져 일손부족이 심각한 데다 갈수록 농촌인력 노령화로 품앗이 인력마저 구하기 힘든 실정이기 때문이다.
사과와 배솎기 봉지 짓기가 한창인 거창·함양·산청군지역에는 요즘 하루 평균 100~ 200여명의 외지 일꾼들까지 동원되지만 모내기와 사과 배 열매솎기 일손은 턱없이 부족하다.
사과와 배 재배농가들은 새벽부터 진주나 대구 등 인근지역 도시로 나가 일손을 구하고 있으나 이들을 아침저녁으로 출퇴근시켜야 하는데다 점심과 새참 두번 제공에다 일당은 지난해 보다 5천원 오른 3만5천원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수동면 사과종합단지내에서 사과농사를 짓고있는 장모(54)씨는 “요즘 일할 사람을 구할 수 없는 형편이다 보니 영농 규모도 일손을 구할 수 있는 만큼만 유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이달부터 본격수확에 들어가는 양파와 마늘재배농가들도 품삯은 오르고 값은 떨어진 데다 자칫 제때 수확하지 못할 경우 상품성이 떨어는 것은 물론 이모작 쌀농사에도 차질이 초래돼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양파와 과수재배농가들은 “품삯이 지난해보다 5천원 올라 여자의 경우 망작업은 4만원, 뽑는 작업은 3만5천원에 달하고 새참과 아침·점심 두끼 식사까지 포함하면 한사람당 5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배농사를 짓고 있는 박모(63·함양읍 용평리)씨는 “하루 일당 4만원을 주고 동네 아줌마들을 고용, 배봉지를 싸고 있다”며 “인건비와 농약, 비료대 등을 제대로 해결하기에는 배(15㎏)한상자에 최소한 3만5천원선을 유지해야 하는데 올 배값이 어떠할지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농촌지역 농번기 일손부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도시 유휴인력을 일손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시기의 농촌에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태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