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네모야? 동그라미야?…
작성일: 2004-06-07
국회측 “네모다”
▶ ‘○’안에 ‘或’자 표기…글자 뜻대로라면 국회의원은 ‘의혹만 가지고 있는 집단’
▶ 국회 공보관실…분명히 사각형이며, 단순히 디자인의 문제일 뿐 의미는 ‘國’이 맞다
▶ 한글로 ‘국’일때는 뒤집으면 ‘논’자가 돼서 ‘국회의원들은 매일 논다’로 해석되기도
▶ 국회공보실…일 잘하는 국회가 되면 이런 논란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
‘금배지’가 네모인지, 동그라미인지를 놓고 혼란에 빠졌다.
국회 공보관실은 최근 일부 언론에서 “국회의원 배지는 ‘○’ 안에 ‘或(혹 혹)’자를 표시한 형태로, 문제가 있다”는 부산시 의원의 주장을 보도한 것과 관련, 국회 홈페이지(www. assembly.go.kr)에 “현행 국회의원 배지는 주장과는 달리 ‘○’ 형태가 아니라 ‘口’ 형태로, 온전한 ‘國’자 모양을 갖추고 있어 부산시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밝혀드립니다”라는 반론문을 실었다.
이같은 논란이 빚어진 것은 금배지 안에 새겨진 ‘國’자 디자인의 외곽선 형태 때문이다.
문제를 제기한 부산시의회 이해수 의원(49·사하구1)은 ‘口’이 아닌 ‘○’ 안에 ‘或’자가 표기됐다며, 글자 뜻대로라면 국회의원은 ‘의혹만 가지고 있는 집단’임을 스스로 나타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고칠 것을 주문했다.
‘國’자의 외곽선이 둥근 테두리에 불과해 금배지 안의 글자가 ‘或’자가 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국회의원들이 금배지를 가슴에 달고 다니기 때문에 ‘或’자에 ‘心’가 결합, ‘惑‘(미혹할 혹)으로도 받아들여진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대한 국회의 외곽선 ‘□’ 해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국회 본회의장 정면에 걸려 있는 대형 금배지 마크는 외곽선이 동그라미다. 국회 수첩 표지에 박혀 있는 마크나 국회 깃발에도 외곽선 모양은 동그라미다.
국회기도 ‘○’로 디자인돼 있는 등 의원들이 달고 다니는 배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 형태다.
국회 공보관실은 다시 이같은 ‘□’과 ‘○’의 혼용에 대해 “금배지 외곽선이 부드럽게 굴곡이 있지만 물론 본회의장 마크를 가지고 꼬투리를 잡는다면 할말은 없지만, 그것은 단순히 디자인의 문제일 뿐 의미는 ‘國’이 맞는다. 만약 직각으로 꺾인 ‘口’를 사용하면 국회가 원만하지 못하고 각이 서서 대립만 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배지 안의 글자와 관련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회 관계자는 “지난 10대 국회까지만 해도 금배지 속 글자는 한글로 ‘국’이었다. 그때도 국회를 비아냥대는 사람들은 ‘국’자를 뒤집으면 ‘논’자가 돼서, ‘국회의원들은 매일 논다’는 식으로 해석했다”고 회상했다.
결국 국회 금배지와 관련된 논란은 국회의 위상과 직결된다. 국회 공보실의 김영일 사무관은 “일 잘하는 국회가 되면 이런 논란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며 “개원하는 17대 국회에서는 이런 논란들이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굿데이 기사제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