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시장 탐방-2 (대흥 돗자리 상회)

작성일: 200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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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공예품과 함께한 22년 세월
김흥옥(51) 차정연(47)부부

거창읍 중앙리 상설시장내에서 22년째 죽물 공예품과 동거동락하면서 삶의 애환을 나누며 하늘이 허락한 천직으로 삼고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며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다정한 우리의 이웃인 대흥돗자리상회를 운영하는 김씨부부! 고제면 봉산리 와룡에서 태어나 5살때 거창읍으로 이사를 하여 1983년부터 죽공예품을 취급하는 대흥상회를 시작하였다. 김씨는 타지로 직장을 구해서 나갈 수도 있었지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홀어머니를 고향인 거창에서 봉양하기 위하여 평소 관심이 많았던 죽공예품을 취급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80~90년대만 하더라도 농한기에 죽공예품을 만들어 공급해 주던 농민들과 호흡을 같이하고 미리 제품값을 지급하며 농민들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배려하고 정을 나누며 장사하던 시절이 그립다고 말했다.
언제부터인가 거창인구가 감소하고 대형마트들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상권이 위축되어 수입 또한 많이 줄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거창상설시장 활성화 방향에 대해 시장상인들의 시장 상인들의 각별한 노력과 헌신을 통해 고향의 정취가 살아 숨쉬며 따뜻한 인정이 넘치고 오가다 친구들과 만나서 대포 한잔 걸치는 정겨운 만남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항상 주위의 친한 벗들을 만나면 “거창상설시장이 살아야 거창상권이 산다”고 말하는 벗들의 격려가 무척 힘이 된다고 말했으며, 또한 거창상설시장의 현대화 작업에 아낌없이 지원해 주는 군에도 감사를 표하면서 앞으로 시장상인들의 의식개혁을 통해 상품의 질과 다양화를 통해 고객들의 기호와 입맛에 맞추고 안내 도우미, 친절정신의 확충을 통해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김씨는 행미(22), 상환(19), 명미(17) 1남 2녀를 둔 행복한 가장으로 꾸밈없이 착하게 자라준 자녀들에게 감사하면서 늘 곁에서 힘이 되어 주는 아내 차씨에게는 미안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집와서 번번히 여행 한번 같이 가지 못하고 장사와 집안일에 고생시킨 것이 가슴에 앙금처럼 남아 있다고 하면서 앞으로 아이들 대학 마치는 그날까지만 참아달라며 노후에는 단 둘이 여행도 하면서 산좋고 물좋은 곳으로 원 없이 관광시켜 주겠다는 위로를 하기도 했다.
IMF파고를 넘고 어려운 경제 여건속에서도 묵묵히 지켜온 상설시장 지킴이 김씨 부부는 현재 죽공예품의 옛 맛은 사라져 가고 중국산의 범람속에 잠식당하는 현실을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고향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김씨부부는 항상 “내가 먼저 상설시장을 살리는데 앞장서고 찾아주시는 고객 한분한분마다 왕으로 모실 것을 다짐하면서 상설시장이 활성화 되는 그날을 앞당기는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살며 사랑하며 나누는 거창상설시장의 상인들이 있기에 어쩌면 거창경제의 앞날이 밝은지도 모르겠다. 장마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훈훈한 인정이 넘치는 상설시장에서 우리네 다정한 이웃들을 한번 만나보면 좋겠다.
<김강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