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소꿉놀이 ‘딸 키우기’ 놀이 붐
작성일: 2004-06-16
‘딸 한번 키워봐?’
사이버세상에서 ‘딸 키우기’ 놀이가 한창이다.
‘딸 키우기’ 놀이란 자신이 엄마가 돼 가상의 딸을 만들어 학교에 보내고 옷도 사입히고 결혼도 시키는 등 성장시키는 것이다. 놀이는 자신이 맡은 역할과 상황에 따라 사진과 글을 올리면 되는데 한마디로 역할놀이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 카페(cafe.naver.com) 등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200여개가 넘는 딸 키우기 카페가 있다. 1천500여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곳도 있다. 최근에는 미소녀 키우기, 아들 키우기 등의 이름으로 놀이가 진행되기도 한다.
딸 키우기 놀이는 이름, 성격, 나이 등을 정해 딸을 신청하면서 시작된다. 카페 주인은 신청한 조건에 맞게 여자 아이 사진을 신청자에게 주는데 이것이 사이버상에서 자신의 딸이 된다. 사진은 일본 만화풍 소녀 이미지가 대부분이다.
딸을 받으면 학교에 보낸다. 이곳에서는 실제 학교처럼 카페 운영자 중 한 명이 교사가 돼 수업을 진행한다. 교사는 시간표를 알리고 각 시간마다 배울 과목에 대해 수업을 한다. 국어시간에는 틀린 문장을 놓고 맞춤법 공부하는 등 수업은 실제처럼 진행된다. 또 숙제도 있으며 특정일을 잡아 시험도 친다. 카페에 따라 학원이나 기숙사를 운영하기도 한다.
딸에게 음식이나 예쁜 옷, 액세서리 등을 사주는데 돈(사이버머니)이 필요하다. 돈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벌 수 있는데 인터넷 상에서 음식, 옷, 액세서리 사진을 찾아 올리면 카페 주인이 준다. 특히 명품 사진인 경우 더 많은 돈을 받는다.
카페 활동에 따라 딸의 나이가 올라간다. 딸은 성장에 따라 성형수술도 할 수 있고 남자친구와 약혼하고 결혼도 가능하다. 남자친구는 카페 주인이 준비한 남자 사진 중에 골라 선택할 수 있다.
딸 키우기 놀이를 하는 네티즌은 재미있고 신기해한다. 모두 본인이 지어낸 것들이지만 실제 딸을 키우는 엄마처럼 행동하고 이야기 한다.
세 딸을 키우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가상의 딸이지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공부시키고 꾸밀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오프라인에서 할 수 없었던 명품도 입혀보고 멋진 남자친구도 사귀게 해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딸 키우기 놀이는 대부분 초등학생 등 어린 친구들이 많이 한다”며 “마치 어릴 때 소꿉놀이를 온라인에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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