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 우승 백청강 선친 거창출신 조선족 3세

작성일: 201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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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 이주 조선인 4대 후손…9살부터 부모와 떨어져 살아
중독성 짙은 보이스로 청중을 사로잡아 승승장구

위대한 탄생 파이널에서 앞도적인 지지로 우승한 백청강씨는 조선족 3세다. 백씨의 할아버지는 경상남도 거창군 출신으로 가족들을 데리고 1940년 전후에 옌볜으로 이주했다.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간도(연변)로 떠났던 일곱 살 소년은 60여년 세월 뒤 칠순 노인이 되어 그 유해가 두만강에 뿌려졌다. 어릴 적 뛰어놀던 고향 경남 거창의 산천을 잊지 못하던 노인은 유해나마 (두만강을 따라 동해로 흘러) 고향에 가고 싶다고 유언했다. 그들이 고향을 뜬 건 일본 제국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1937년의 어느 날 이었으리라고 그 노인의 아들이자, 27일 <문화방송>(MBC) 노래 오디션 프로 위대한 탄생’의 우승자 백청강(22)씨의 아버지인 백명덕(53·중국동포)씨는 어렴풋이 기억한다. 노인의 ‘귀향 꿈’은 광복 뒤 곧 남북이 갈리면서 가로막혔다

노래를 통해 ‘조선족 청년’의 코리안 드림의 주인공이 된 백청강씨. 그는 1930년대 말에 연변으로 이주한 조선인(한국인)의 4대째 후예다. 그의 가족사는 한국 근현대사 시련기에 간도로 떠나야 했던 수많은 한인들의 삶이라는 역사의 한 자락뿐 아니라, 한중 수교(1992년) 이후 급격히 늘어난 연변 출신 조선족 이주노동자의 존재와도 걸쳐 있어 더욱 관심을 모은다.

국내 조선족들은 백씨 우승을 ‘희망의 증표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 거주 조선족 커뮤니티 사이트인 모이자’엔 백청강 우승 발표하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아이디 힘낼꼬얌) 같은 글들이 올라왔다.
중국어 강사 등으로 10년째 일해온 중국동포 이수민(41)씨는“타이에서 온 닉쿤(투피엠)도 있고 중국에서 온 빅토리아(에프엑스)도 있는데 왜 같은 말을 쓰는 조선족 청년들에겐 기회를 안 주는지 아쉬웠는데, 백청강이라는 고향 아이가 사랑받으니 기쁘다”고 말했다. 연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국 길림성의 <길림신문>은 28일 백씨의 우승소식을 전하며 백청강 한사람의 승리가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부모와 떨어져 살면서도 열심히 꿈을 위해 앞길을 헤쳐가는 많은 조선족 청소년의 승리였다고 보도했다.

이와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거창에 초청 개인 콘스트및 후원회를 조직하여 아낌없이 말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군민들 사이에 팽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