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함양 농가 바이러스로 토종벌 몰살

작성일: 201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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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도 집단 폐사... 과수농가 피해

지난해부터 전국에 급속히 확산되는 바이러스로 인해 토종벌이 몰살을 당하고 있다. 이상기후로 양봉까지 집단폐사 하면서 벌의 도움을 받아 과실을 생산하는 농가들까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벌의 애벌레를 폐사시키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지난해 중순부터 지리산 자락 경남 함양 마천 토종꿀 생산농가 731곳이 직격탄을 맞아 토종벌농가 토봉 2만 1879군(1군은 2만5000~3만마리)이 전멸했다.
함양군과 토봉농가들이 종봉 200군을 비싼값에 구입했지만 이마저도 바이러스에 감염돼 모두 죽었다.

거창 가북도 예외는 아니다. 각 농가에 소규모로 키우고있는 토종벌 애벌레가 벌통마다 수북히 쌓이며 농민들을 한숨 짓게 하고있다. 애벌레가 집단 폐사하면 수명이 다한 어른벌을 대체할 수 없어 결국 토봉농사를 망치게 된다.

또한 거창지역 토봉농가 20곳의 780군도 모두 폐사하면서 대첵을 호소하고 있지만 별다른 지원책이 없는 현실이다. 개량종인 양봉도 심각한 상황을 맞고있다. 토봉에 치명적인 바이러스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혹한과 이른 무더위등 이상기후를 못견뎌 집단 폐사하고있다.

거창의 400여 양봉농가 함양의 57개 농가가 키우던 벌의 40%가량이 죽었다. 벌이 감소하면서 자연스레 꿀생산이 격감했다. 토종꿀은 토종벌이 없으니 생산이 완전히 중단됐다. 양봉꿀도 이미 반토막이 난 상태다.

거창의 양봉농가는 연평균 6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반도 건지기 어려운 현실이고 함양지역의 토종꿀 생산농가들은 매년 마천농협을 통해 인삼공사와 연간 15t의 계약을 맺는등 연간 8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었지만 올해는 전무한 상태다.

토종꿀 생산업자 A씨는 “벌도 다죽고 벌통도 태우고 했는데 정부지원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비싼값에 산 종봉도 모두 폐사해 생계가 막막하다”면서 정부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토종벌을 몰살시킨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데도 치료법 및 원인규명조차 되지 않고 있다. 토봉농가들은 소독하고 소금을 벌통에 주입하고 할수있는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아침이면 죽어나오는 애벌레들을 치우며 눈가엔 어느덧 이슬이 맺히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