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태풍 산바를 피한 소중한 문화유산

작성일: 2012-09-20

기사 이미지
- 요수 선생이 지킨 문화재 ‘요수정’ -

지난 17일 거창지역은 초강력 태풍 ‘산바’로 인해 곳곳에 산사태, 침수, 도로붕괴, 낙과 등 많은 피해를 입었으나, 아슬아슬하게 소실되지 않고 원형이 보존된 문화재가 있어 큰 화재가 되고 있다.

명승 수승대에 위치한 요수정 뒤쪽의 200년생 큰 소나무가 뿌리채 뽑혀 쓰러지면서 문화재인 요수정을 덮칠 일촉즉발의 위기였으나, 요수 신권(樂水 愼權 1501-1573) 선생의 높은 덕을 우러러 제자들과 후손들이 세운 기념비가 쓰러지는 소나무를 받쳐 다행히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위천 황산마을에 거주하는 신 씨는 “요수정이 태풍으로부터 보호 받은 것은 요수 선생이 학문에 능하였으나 벼슬을 멀리 하고 오로지 안빈낙도와 후학에 힘쓰셨고, 이를 하늘이 주신 업으로 삼으며 제자를 충신으로 키운 선생의 밝은 덕과 기개 덕분에 하늘이 하는 일도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며 소중한 문화유산이 지켜진 것에 대해 안도를 표했다.

요수정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423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신권이 풍류를 즐기며 제자를 가르치던 강학당이었다. 1542년(중종 37) 구연재와 남쪽 척수대 사이에 건립했다가 임진왜란때 소실되었고, 그 후 재건하였으나 다시 수해를 입어 1805년 후손들이 현 위치인 수승대 건너편 솔숲으로 이건했다.

댓바위 앞의 휘몰아치는 물길을 굽어보고 서 있으며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로, 자연그대로의 암반을 초석으로 사용했고 마루는 우물마루며 사방으로 계자난간을 둘렀다. 종보가 있는 5량가구 형식이며 네 곳의 추녀에 정연한 부채살 형태의 서까래를 배치하여 세부장식이 아주 뛰어나다. 특히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한 거창지역의 기후특성을 고려하여 정자 내부에 아궁이에 불을 때는 온돌까지 갖추고 있어 다른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정자 아래쪽으로는 작은 굴뚝이 있는데 굴뚝을 아래쪽으로 뺀 이유는 따뜻한 열을 그 안에 오래도록 잡아 놓는 역할과 더불어 벌레를 쫓는 데도 아주 유용한 구조로 정자이면서 한옥에서 볼 수 있는 지혜를 그대로 갖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