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야’ 국회 VIP 시사회 성황리 개최
작성일: 2013-12-26
거창사건의 비극을 영화화한 화제작 ‘청야’(감독 김재수, 출연 김기방, 안미나, 백승현, 명계남, 장두이, 이대연, 김현아)가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VIP 시사회를 가졌다.
이 행사는 ‘거창사건 관련자의 배상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발의한 민주당 우윤근 의원이 주최하고,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과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윤관석 의원이 후원했다.
김재수 감독, 배우 안미나, 백승현, 이대연, 장두이, 김현아 이다은(아역)과 제작을 지원한 거창군을 대표하여 이홍기 거창군수가 참석했으며, 거창사건희생자유족회, 재경거창향우회 등에서도 대거 참석하여 400여석을 넘는 객석을 가득 채워 차마 스크린으로 다 담지 못한 아픈 역사를 지켜보았다.
특히 ‘거창사건 관련자의 배상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의를 앞둔 시점에서의 ‘청야’ 국회시사회가 던지는 메시지와 의미는 특별했다.
무대인사에서 배우 이대연은 “모든 영화가 시대와 역사에 대한 발언일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용기 있는 영화들이 역사를 바꾸어 왔다”며 영화 ‘청야’의 가치를 역설해 박수를 받았다. 주연을 맡았던 안미나 또한 “촬영할 당시 주민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연기하기 수월했다”고 말하며 “거창양민학살사건이라는 가슴 아픈 역사에 대해 깊은 공감을 느꼈다. 정말 안타깝고 아픈 비극의 역사”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당시 소녀를 열연한 포스터의 주인공 아역 이다은이 깜찍한 인사를 하자 객석에서는 탄성이 터지기도 했다.
상영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배우들은 “의미가 있고 역사적인 작품에 출연하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며, “영화 속에도 나오는 다큐멘터리에서 유족 분들의 회고를 보며 과거 잔인했던 역사와 당사자 및 유족들의 아픔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입을 모았다.
김현아는 조부모님이 피난민이셨다고 밝히며 “할머님 말씀이 6.25당시 북한군 폭격으로 죽는 경우도 많지만 미군과 심지어 한국군 폭탄에도 주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고 들었다”며 “적과 아군이 따로 없었던 그때를 떠올리며 내 이웃의 아픔처럼 억울한 사연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극중 학살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를 열연한 장두이는 “이 사건을 보며 우리 민족의 뼈아픈 사건들이 생각났다. 한국전쟁 중에 수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며 “오래 전에 초중고를 돌며 상영했던 외화 ‘킬링필드’처럼 이 영화 또한 학교 단체관람을 통해 우리 역사의 아픈 단면을 각인시키는 계기기 되었으면 한다. 많은 분들이 보고 힘을 모아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족 후손의 내밀한 고통을 밀도 높은 감정 연기로 소화해 극에 힘을 더한 백승현 또한 “열악한 환경에서 만들어진 작은 영화지만 크고 깊은 의미가 담긴 역사를 다운 영화”라고 소개하며 “‘청야’가 큰 영화가 되고 이야기가 되어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새겨지고 많은 관객들이 그때 당시의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작진은 “아픈 이야기를 아프게만 담으면 관객들도 보기 힘들 것 같았다”며 표현방법 및 수위와 관련된 딜레마를 고백하며 “많은 관객들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이 보고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쉽게 만드는 것이 제작의도이며, 온가족이 볼 수 있는 12세 관람가의 영화”임을 강조했다.
거창에 귀농해서 지역 아이들조차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작품을 구상했다는 마을이장 김재수 감독은 “메시지를 던진다기 보다는 외면받고 기억의 저편에서 드러나지 않는 참혹한 사건들을 제대로 알리자는 자세로 만들었다”며 “용서와 화해는 다른 분들의 몫이겠지만 나는 아마도 죽을 때까지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비감하게 밝혔다.
영화 ‘청야’는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2월 9일부터 2월 11일까지 당시 국군 11사단9연대3대대가 거창군 신원면 일대 주민 719명을 공비와 내통한 통비분자로 몰아 학살한 ‘거창사건’을 다뤘다.
사망자 중에는 젖먹이를 포함하는 327명의 아이들이 있었고 노인과 부녀자들이 대부분으로 여성이 더 많았다. 영화는 거창사건 가해자와 피해자의 후손이 우연히 거창에서 만나 진실을 알게 되면서 용서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의 제목은 당시 작전명인 ‘견벽청야’에서 따왔다.
‘청야’는 26일 거창 고센시네마를 비롯한 전국 주요도시의 예술영화 전용관을 중심으로 개봉에 들어가 절찬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