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유치는 도민 우롱하는 처사”
작성일: 2004-05-17
도지사 보궐선거 한나라당 경선 출마자 김태호 거창군수
거창군민 78%의 동의를 얻어 도지사 후보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김태호 군수.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예비후보 중 최연소인 한나라당 김태호 거창군수는 “박근혜 당 대표의 개혁방안에 대해 신뢰를 보내지만, 개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최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F1 자동차경주대회 유치에 대해서도 “혈세를 낭비하는 이벤트 행정”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 김 군수는 이강두 의원의 보좌관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 한나라당 후보로 도의원과 거창군수에 내리 당선됐다.
정치적 험로를 경험한 적 없이 비교적 ‘정치온실’에서 입지를 굳혀왔다는 평가다. 경남도정을 중앙정치와 접목시키는 과정에서 험난한 일이 많을 텐데.
=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사회정책실장을 그만두고 지역에 내려온 것은 정치적 철학을 풀뿌리민주주의의 실천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온실에서 입지를 굳힌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과의 현실적 부딪힘 속에서 성장해 왔다고 자부한다.
지방분권시대에서는 지방이 중심이다.
중앙논리로 지방을 바라본다면, 그리고 지나치게 중앙논리에 맞추려 한다면 지방도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지방논리를 중앙에 충실히 접목시켜 경남발전을 이끌어 내야 한다.
■ 박근혜 대표가 이끄는 한나라당 개혁 드라이브에 대해 당 소속 최연소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는지.
= 박근혜 대표의 리더십과 개혁방안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신뢰를 보낸다. 그러나 한나라당 개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국민들께서 한나라당 개혁과정을 지켜볼 것이다.
특히 경남도민들께서 한나라당 변화와 개혁을 기대하면서 마지막 기회를 줬다.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변화와 개혁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
■ `김혁규 도정 10년’을 평가한다면.
= 김 전 지사의 도정 10년에 대해 평가가 분분한 것처럼 저 역시 다양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경영행정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경남도정을 이끌고 또 성과도 일정부분 인정한다. 뛰어난 국제적 마인드도 옆에서 직접 지켜봤다.
그러나 그늘 또한 많았던 것 같다. 대표적으로 F3자동차경주대회처럼 지나치게 이벤트행정, 거품행정이 많았다. 이벤트성 행사는 명분은 그럴듯해 보여도 도민들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거품행정, 이벤트성 행정을 과감히 철폐하고 알차고 내실있는 실사구시 행정을 펼쳐야 한다.
■ 최근 경남도의회가 F3대회 연장계약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F3대회는 도가 유치하려는 F1대회를 위해서도 계속 개최되어야 한다며 명분을 찾고 있는 듯하다. F1대회 유치에 대해 견해를 밝힌다면.
= 앞서 얘기한 것처럼 F3대회는 이벤트성 전시행정의 대명사다. 엄청난 예산과 행정력 낭비, 반강제적 관람표 판매, 기업광고 부담, 교통장애, 소음 등으로 도민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다. 도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F1대회 유치를 추진하는 것은 도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만약 F1대회 유치에 따른 성과를 왜곡하여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낭비되는 국민혈세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저는 F1대회를 유치하고자 하는 부산진해신항만 부지에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차세대 성장산업 개발 및 육성을 위한 대규모 ‘코리아미래산업개발센터(KOFIDEC)’를 조성할 것이다.
■ 섣부른 얘기지만 지역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군수가 이번 보궐선거에 당선되고 2년 후 지방선거에서도 도지사에 당선된다면 4년 후의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 선진대국인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40대가 국정을 맡아 어느 지도자보다 성공적으로 새로운 국가비전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것은 국가미래에 대한 비전과 개척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경륜만 가진 지도자가 관리위주의 행정만 펼친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지 않을 것이다. 우리도 이제 새로운 비전을 갖춘 용기 있는 40대가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저는 클린턴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같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으며 케네디대통령과 같은 도전적이고 역동적인 개척정신도 갖고 있다. 그 비전과 정책을 경남 발전을 위해 바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저에게 더 큰 꿈이 있다면 도민과 함께 그 꿈을 실현해 나갈 것이다.
■ 경쟁자인 권영상 변호사가 현직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출마 자제를 촉구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또 단체장 사퇴로 인한 보궐선거 비용을 사퇴자가 부담하거나 소속정당이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
= 지역주민의 대표인 단체장의 중요사항은 주민의 뜻에 기초해야 한다. 주민들의 뜻에 반하는 결정에 대해서는 그 결과에 부수되는 책임도 져야 한다.
저는 이번 도지사 출마시 거창군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자 했으며, 78%가 넘는 군민들이 군수직을 갖고 당당히 경선에 임하라고 동의해 주셨다.
군민들의 참뜻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않길 바란다.
■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경남의 현안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이번 도지사 보궐선거에 당선된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도정운영계획을 한가지만 밝힌다면.
= 지방이 느끼는 경기침체는 더 심각한데 경남이 갖고 있는 현재의 산업구조로는 당장 경제활성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오히려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높다. 경남이 소득 2만불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새로운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하고 기계와 항공,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경남이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문화관광산업도 적극 개발해야 한다. 우리 쌀산업을 지키고 농어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도 결코 미룰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일들이 착실히 추진된다면 경남은 320만 도민이 꿈꾸는 행복공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