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림상호저축은행 부도 위기
작성일: 2004-12-20
강남의 타워팰리스 30대 재력가 중심 투기 세력에 희생
아림상호저축은행이 중소 건설사 및 통신업자 등이 개입된 투기세력에 희생, 영업정지까지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세력들은 경영난을 겪고 있던 아림저축은행 지분을 매입하고 유상증자를 한 뒤, 투자비용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불법으로 대출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취했다.
세력 가운데는 강남의 타워팰리스에 거주하는 30대 재력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6개월 영업정지 명령을 받음으로써 지난 99년 6월 부도에 이어 또 다시 부도위기에 처해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거창에 본점과 울산에 지점을 두고 지난 6월16일 새로운 이사진 구성과 함께 문을 열어 6개월여 영업을 재개해 오다 국제 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 비율 미달로 6개월 영업정지에 들어가게 돼 평소 거래해 오던 약 9,000여명의 고객들은 당장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게 됐다.
무자본 인수, 저축은행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져 부도 위기로 몰리게 되었다.
지난 6월 아림저축은행을 인수한 김모씨도 이같은 방식을 동원했다.
김 씨는 전임 최대주주인 신 모씨의 보유지분을 12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대표이사겸 최대주주에 오른 김 씨는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 재무상황을 개선키위해 4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 자본금을 78억원에서 114억원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지분매입대금 및 유상증자 대금은 아림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228억원으로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금들은 주로 김 씨와 연관이 있는 중소 건설업체 및 통신사들의 명의로 대출됐다.
이들 업체들이 대부분 재무상황이 좋지 못한 곳이라 자금회수 가능성이 떨어져 고스란히 고객들의 피해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 씨가 주식을 인수한 과정에서도 이전 최대주주인 신 씨에게 주식을 매입하며 인수대금을 지급했다는 흔적이 없어, 사실상 228억원에서 유상증자 대금인 40억원을 차감한 188억원이 빠져나갔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아림저축은행은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4.84%에서 -1.96%로 추락, 견실한 저축은행에서 졸지에 부실덩어리로 전락했다. 67년생(만 37세)인 김 씨는 부의 상징인 강남 타워팰리스에 거주하는 30대후반의 재력가로 알려졌다.
국내 명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의 조지워싱턴 대학교 MBA과정을 거쳤으며 LG투자증권, 코미트창투, 코닉스컨설팅 대표, 한국창투 대표 등을 역임한 투자전문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김 씨가 투자업계에 종사하며 이들 세력과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며 “한 때 작전세력과 연계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말했다.
12차례의 자금세탁, 금감원 신속조치가 피해 줄여=이번 아림저축은행의 무자본 인수사건과 관련, 금감원의 빠른 조치가 취해진 것이 그나마 고객들의 피해를 줄이는 역할을 했다. 사실확인이 늦어졌으면 불법 대출액이 눈덩이처럼 커졌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 6월 김 씨가 아림저축은행을 인수한 직후 혐의를 포착, 정보를 수집하다 유상증자가 이뤄진 지난 10월 1일 이후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경영권이 이전된 경우 금감원은 인수 적정성 확인을 위해 통상 일주일에서 열흘 가량 실사를 하는데 아림저축은행의 경우 김 씨 세력들이 무려 12회 이상의 자금세탁을 했기 때문에 조사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김씨 등은 대출액을 무기명채권 및 현금으로 수차례 돌리며 자금이동 경로를 숨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감원은 불법대출처로 나간 자금회수에 주력하며 피해액 가운데 15억원을 회수하는 성과도 올렸다.
금감원 김용범 국장은 “무자본 인수는 해당 저축은행 뿐 아니라 이용고객, 전체 저축은행의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앞으로도 이같은 형태의 불법적인 사건의 경우 지체없이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영업정지 첫 날인 지난 16일 오전 9시 30분 은행 3층 회의실에서 영업정지 소식을 듣고 몰려온 일부 고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6개월 영업정지를 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설명을 하면서 금융감독위원회의 경영개선 명령에 의해 영업뿐만 아니라 예금 등 모든 채무의 지급과 임원의 직무집행도 정지된다고 밝히고 예금시기와 관련 향후 1개월 이내에 자체경영 정상화가 가능할 경우 영업정지 해제와 함께 예금 인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자체경영정상화가 불가능할 경우 제3자 인수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여의치 않을 경우 예금공사가 각종예금을 지급하게 되며 예금시기는 대략 영업정지로부터 최소한 3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관련사항이 정해지면 추후 공고를 통해 이를 알리겠다고 밝히고 당장예금을 찾아야 하는 고객들을 위해 1인당 500만원 범위내에서 은행정기예금이율을 적용 가지급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1년장기 적금을 중도해약 할 경우 정부에서 대신 가지급금을 지급하게 되나 예금보험공사 직원의 인솔아래 타은행에 예금할 수 있도록 주선을 해 줄 것이라고 밝혀 고객들의 편의에 신경을 써는 모습이 역력했다.
영업정지와 함께 부도설이 나돌던 지난 16일 소식을 듣고 몰려온 고객들로 굳게 닫힌 은행문 앞은 하루종일 붐비는 모습이었다.
이와함께 아림상호저축은행의 예금자는 약 8,900여명이고, 5,000만원 이상예금자는 121명으로 예금자보호를 받지 못하는 금액은 39억 5,000만원이다.
<기동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