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금원산 자락 폐 채석장 ‘초대형 불상 조성사업’, ‘주민 반대’
작성일: 2016-06-30
관련업체 대표, '주민들이 싫다면 안하겠다' 밝혀
거창군의 제안으로 백암문화 주식회사가 위천면 상천리의 폐채석장에 ‘석불상 조각 사업’을 추진하고 나서자 인근 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반대투쟁에 나서 차질이 예상되는데다 ,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공무원은 인근에 산을 매입해 구설에 오르고 있다.
거창군은 지난 5월 27일 군민소통한마당 토론회를 통해 위천면 상천리의 옛 배왕석재 채석장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을 공개했다.
주된 내용은 폐채석장에 국내 최대 규모의 석불상(위 사진 예시도)을 조각해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백암문화 주식회사는 폐채석장 80,915㎡(24,477평) 부지에 140미터에 달하는 석불상을 조각할 계획이다.
또, 주변에는 100만 개의 석불상이 추가로 조각되며, 최대 규모의 5D 공연장도 세운다.
백암문화 주식회사는 해인사의 옛 주지인 선각스님이 고문으로 있으며, ‘폐석산을 리모델링해 세계 최대의 관광 휴양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에 인근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업대상지 인근 상천리 주민들은 각 마을 이장을 위원장으로, 청년회장을 사무장으로, 부녀회장과 새마을지도자, 노인회장과 현 수승대농협 조합장까지 함께하는 ‘폐석산(배왕석재) 불상 건립 반대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반대투쟁에 나섰다.
현재까지 네 차례 회의를 거듭했으며, 위천면 전체가 나설 수 있도록 마을별 협조를 구하고 주민의 서명을 받아 거창군수 면담을 신청하는 등 활동할 계획이다.
상천리 주민 박경수 씨는 “810억 공사를 150억만 갖고 시작해 모금으로 충당한다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인터넷에 검색해 보기만 해도 이를 추진하는 스님이 어떤 분인지 잘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박 씨는 “이 사업을 중도 포기할 경우 책임은 누가 질 것이며, 흙이 밀려내려 오거나 산사태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산 아래 사는 주민들에게는 이익이 없이 피해만 끼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주민 우태영 씨는 “대표성을 띈 주민들이 모여 회의를 했는데 두 명 빼고 다 반대할 정도로 반대분위기가 압도적”이라고 했다.
특히, 28일 상천마을회관에서 열린 백암문화 주식회사 윤종혁 대표와의 간담회에서도 주민들은 ‘포기하라 무조건 안된다’, ‘대표님 설명 잘 들었지만 그래도 반대한다’ 등 강렬히 반대했다.
한 주민은 “지금 유모차 끌고 다니는 노인들이 도로를 다니는 것도 위험하다. 개발되어서 사람들 더 오는 게 싫다”라며 “조용히 살고 싶어서 그러니 포기해 달라”라고 했다.
이에 윤종혁 대표는 “주민들이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하는 게 맞다”라면서도 “문제점 이야기하면 고치면 되고 불편한 것은 개선하면 된다. 이 자리는 상수원 아래라 식수에 문제가 없으며 석산 개발해서 수익을 얻으려고 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냉정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저는 지금 회사만 있어도 편히 살 수 있다. 그런 쪽으로 보지 말아 달라”라며 “조금 더 지나고 판단해보고 안되면 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 거창군 관계자는 “지난 2004년도에 유럽에 다녀오며 ‘빈사의 사자상’을 보고 지역에 새롭고 혁신적인 업무를 위해 재력가를 만나 제안하면서 진행된 사업”이라며 “150억으로도 충분히 사업 시작이 가능하며 지역 환원사업도 모색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주민 의견을 들어보고, 싫다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담당 부서의 장 A 씨가 사업대상지 인근에 임야를 매입해 ‘투기가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해당 부서장은 아내 권 아무씨의 명의로 지난 2015년 3월 경기도 화성에 거주하는 이 모씨로 부터 4만7,000㎡(1,4000평)의 토지 두 필지를 매입했다.
이 토지는 사업대상지로 부터 불과 100미터 내외 거리다.
상천리 주민들도 “과장이 산에 산양삼을 키운다더니 투기 목적이 아니었는지 의심이 된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현장 확인 결과 현재 임야에는 산양삼이 식재되어 있었으며, 거창군에 따르면 아내 권 씨의 명의로 ‘특별관리임산물 생산신고’가 되어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의혹제기에 해당 과장은 “절대 투기는 아니다”고 했다.
A 과장은 “이 사업을 추진하던 와중에 업체가 사업성을 의심하자 신뢰를 보이려 매입한 것”이라며 “해당 산은 건축허가도 나지 않는 곳이며, 퇴임 후 상천리에 집을 짓고 산양삼 재배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