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버스’, 7월부터 군내 전 지역 시행

작성일: 201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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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어디서나 버스는 무조건 1,000원, 교통복지 시동

거창군(군수 양동인)은 2월 8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군내버스 단일요금제’ 시행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7월부터 ‘천원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해가 바뀌면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기 때문에 서민들의 한숨은 깊어진다. 거창군의 천원버스 도입이 획기적인 이유다. 현재 군내버스는 성인기준 기본요금이 1,250원이고 10km를 넘어가면 거리에 비례해 요금이 증가한다.

최대요금이 적용되는 북상면 황점마을의 경우 3,700원의 요금이 책정돼 왕복기준 7,400원이다. 버스이용객의 대부분이 비경제활동 인구인 60대 이상 고령층과 청소년이다. 교통약자인 셈이다.

현재 군내버스는 39대로 73개 노선을 서흥여객이 운행하고 있다. 모든 노선이 적자노선이고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이 적자노선을 보전해야 하며 매년 22억 원 정도가 투입된다. 여기에 거창군의 천원버스가 도입되면 5억원 정도의 추가재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군 관계자는 “거창군의 여건은 타 군 단위와는 많이 다른 측면이 있다. 거창읍을 중심으로 거점생활권이 형성돼 면단위 주민들의 거창읍 이동률이 높다. 추가재원이 투입되지만 대중교통 이용이 증가하면 오히려 적자보전 규모는 줄어들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버스를 이용할 때 자투리 요금이 있을 경우, 계산이 느린 노약자들과의 거스름돈 실랑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버스운전자와 이용자 간에 다툼거리도 줄어들면 버스회사의 서비스의 질도 덩달아 높아지는 것이다.

천원버스 도입에 따른 예상되는 효과로 거창군이 제시하는 내용으로는 ▲원거리 주민의 이동권 확대와 경비 절감 ▲거창읍 유동인구 유입으로 경제 활성화 ▲요금시비가 줄어들고 서비스 질 향상 ▲자가용 이용자의 버스이용 전환으로 교통난과 주차난 감소 등을 들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보기 드물게 방송 3사의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장기간 경기침체 속에서도 소비자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가운데, 모처럼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에 군민들의 관심은 올라갔다.

양동인 군수는 기자회견에서 “천원버스 단일요금제 도입은 추가예산이 투입되지만 단순히 교통약자를 위한 포퓰리즘 성격의 정책이 아니라, 복지와 경제 활성화를 연계한 역발상 정책이다.”라며, “철저한 준비를 거쳐 7월부터 시행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복지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라고 뜻을 밝혔다.

한편, 천원버스 시행의 단초를 제공한 거창군의회 이홍희 산업건설위원장은 “제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제안한 정책이 이렇게 빨리 실행될 줄은 몰랐다. 우리 거창은 읍을 중심으로 모든 생활권이 조성돼 있기 때문에, 면단위 어른들이 병원이나 시장을 찾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것이다.”라며 의회 차원의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앞으로 거창군은 천원버스 도입을 위해 적자 분 산출을 위한 용역, 관련 행정절차 이행, 서흥여객과의 협의, 주민홍보를 통한 여론수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거창군의 군내버스 단일요금제는 군민의 피부에 와 닿는 살갗정책에 시동을 건 단초인 만큼, 향후 양동인 군수의 경제정책이나 복지정책에 지역민의 관심을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