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고양이 지리산 생태계 파괴 번식력 강해 대피소부근서 정상까지
작성일: 2005-02-03
야생고양이들이 해발 1천m가 넘는 지리산 정상 부근에까지 나타나 상대적으로 약한 야생조류와 동물을 무차별적으로 잡아먹고 있어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
특히 이들은 야생동물의 먹이사슬을 파괴하고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등의 각종 문제를 유발하고 있어 조기퇴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지난 31일 국립공원관리공단 북부관리사무소와 지리산 인근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10여마리의 도둑고양이들이 해발 1천2백m 안팎의 지리산 정상에까지 올라가 먹이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실이 확인돼 당국이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생포트랙을 이용하는 등 제거작업에 들어갔다는 것.
이들 고양이들은지리산 주변 지역마을에서 먹이를 찾아 점차적으로 활동범위를 늘려 상대적으로 먹을 것이 풍부한 뱀사골과 연화천 등 대피소 주변을 중심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리산 산간부의 민가에서 집을 나온 뒤 10~20마리씩 무리를 지어 먹이를 찾아 활동 반경을 넓혀나가면서 점차 고지대로 진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고양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야생성이 강화돼 점차적으로 지리산 정상부근까지 활동력을 높여 지리산 상부에 서식하고 있는 꿩과 토끼, 고라니 등 조류와 초식동물의 새끼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먹고 있다.
야생고양이들은 야생동물의 사체나 들쥐, 토끼 등을 먹어치우면서 먹이사슬을 무너뜨리고 이들의 번식기를 가로막는 등 지리산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지리산북부관리소 전상욱 생태계 업무담당자는 ‘고양이는1년에 한번 3~4마리까지 번식을 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저항력이 약한 초식동물의 새끼를 마구잡아 먹고 있다'며 ‘야생동물들이 고양이의 분비물을 잘못 접촉할 경우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어 각종 바이러스를 퍼뜨릴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리산관리소는 ‘번식력이 강한 고양이를초기에 모두 구제하지 못할 경우 지리산 생태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것으로 보고 생포트랩 등을 이용해 오는 3월부터 적극적인 제거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리산 주변주민들은 ‘최근들어 야생고양이로 인한 피해 사례가 늘고 있어 야생고양이는 주로 마을주변이나 등산객들이 많이 붐비는 대피소주변에서 서식하고 있다'며, ‘이들의 번식을 줄이기 위해서는 등산객이나 대피소에서 발생한 음식물을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태수 기자